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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8.

    by. soo2125

    목차

      고대에서 시작된 바다에 대한 호기심

      해양 고고학의 역사는 인류가 바다를 탐험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로도토스와 스트라본은 지중해와 인도양의 항로를 언급하며, 바다가 단순히 자연환경을 넘어서 문명의 교류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들은 바다를 통한 무역, 문화적 교류, 그리고 전쟁의 양상을 기록하면서 해양이 고대 문명들의 중심적인 연결고리였다는 사실을 인식했습니다. 당시에는 체계적인 수중 발굴 개념이 없었지만, 그런데도 해양을 통한 문명 교류는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이미 난파선이 발견되어 그 내부의 유물이 귀중한 문화재로써 평가되었고, 이는 나중에 해양 고고학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자료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물들은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거나 사고로부터 회수된 것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바닷속 유물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바다에 잠긴 유물들이 역사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정보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대 문명들은 항해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해상 경로를 구축했고, 그들은 바다를 통한 무역과 교류를 활발히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많은 선박과 무역 물품들이 바다에 잠기게 되었고, 이들은 후에 해양 고고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고대 문명에 대한 기록은 여전히 수중 발굴을 통해 얻은 유물들에 의해 점차 보강되고 있습니다.

      20세기 이전: 수중 유물에 대한 단편적 시도들

      ‘해양 고고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수중 고고학’이라는 용어가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활동이 상업적 목적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16세기부터 유럽의 식민 국가들은 난파선에서 금, 은, 보물 등을 회수하기 위해 탐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많은 유물들이 부주의하게 취급되었습니다. 유물의 고고학적 가치는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주로 경제적 이익을 위한 회수 작업이 중심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스페인의 보물선이 있습니다. 1715년, 스페인 제국의 보물선은 플로리다 해역에서 침몰하였고, 이를 회수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유물들이 훼손되었고 과학적인 발굴이라기보다는 상업적 목적에 치중한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당시의 발굴 방법은 유물 보존과 연구보다는 금속과 보석류를 추출하는 데 집중되었고, 이는 해양 고고학의 발전에 큰 제약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업적 탐사들은 해양 고고학의 학문적 기초를 다지기 위한 필요를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유물의 출토 과정과 분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했으며, 그 결과 당시 수집된 유물들은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현대 해양 고고학의 시작: 20세기 중반

      해양 고고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적 영역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1950~60년대에는 스쿠버 장비의 발명이 큰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프랑스의 자크 쿠스토(Jacques-Yves Cousteau)는 Aqua-Lung을 개발하여, 다이버들이 물속에서 더 깊고 오랫동안 탐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기술의 도입은 고고학자들에게 바닷속 깊은 곳까지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그 결과로 유물 발굴이 수월해졌습니다.
      쿠스토는 1960년대 초, 지중해에서 고대 선박을 발굴하며 해양 고고학의 가능성을 실현했습니다. 이때부터 해양 고고학자들은 물속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안티키테라 난파선은 쿠스토의 발굴이 아니라 다른 고고학자들에 의해 먼저 발견되었으나, 이 유물은 해양 고고학의 상징적인 발굴 사례로 자리 잡으며 해양 고고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후 이탈리아의 그러도 포르노, 그리스의 고대 항로 등 다양한 해양 유적지에서 수중 발굴이 진행되었고, 고대 문명들의 바다와의 관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해양 고고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이 분야는 점차 고대 문명의 상호작용, 무역, 항해 기술을 연구하는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었습니다.

      체계화의 과정: 학문적 틀을 갖추다

      1970년대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는 해양 고고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텍사스 A&M 대학교의 해양 고고학 프로그램,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해양 고고학 센터, 이스라엘 해양 고고학 연구소 등이 있습니다. 이 시기부터 해양 고고학은 단순한 유물 수집을 넘어서 고대 문명의 항해 방식, 무역 경로, 선박 구조, 환경 변화 등과 연계된 종합 학문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과 함께 진화한 해양 고고학

      21세기 들어서는 기술의 발전이 해양 고고학의 패러다임을 또 한 번 전환했습니다. 수중 드론(ROV), 3D 스캐닝, LIDAR, 위성 GPS, GIS 지리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이전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심해 지역까지 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정밀한 3D 모델링을 통해 유물과 선박의 형태를 손상 없이 재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연구뿐만 아니라 전시, 교육, 복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해양 고고학이 단순한 과거 연구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인류학, 시각문화, 박물관 전시학 등과 융합하여 현대적인 의미를 갖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